가족복지에 대한 이해

1. 가족복지에 대한 이해

가족복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는 현대에 와서 ‘가족’을 정의하기가 그 어떤 시기보다도 어려워졌다.

가족 관련 전문가들이 가족에 대한 정의는 불가능하다고 할 정도로 가족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고 정형화된 가족의 모습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가족은 사회의 기본적 제도로서 사회의 다양한 제도나 정책들과 직간접적으로 모두 관련되기 때문인데 가족만의 영역을 분명하게 구별하여 다루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아동복지, 노인복지, 여성복지 등과 같은 다양한 사회복지 분야들이 각기 개별적인 가족 성원들과 관련되어 있어서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가족복지가 이러한 사회복지의 다른 분야들과 중첩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아동복지, 노인복지 등과는 다르게 가족복지의 외연을 확연하게 구분하여 정의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가족복지가 아동문제, 노인 문제. 여성문제와 동일개념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2. 가족복지의 대두 배경과 정의

 

사회복지가 도입된 이래로 가족은 언제나 사회복지의 중심에 있었다. 현대사회복지 제도의 역사는 전통적인 가족기능을 보완, 대체 및 강화하는 역사라는 관점에서 보면 모든 사회복지는 바로 가족복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가정의 소득단절 위험을 보완하기 위한 연금제도도 가족복지의 일환이다. 그러나 사회복지의 한 분야로서 가족복지를 논할 때의 의미는 이와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사회복지의 하위 영역으로 가족복지를 다룰 때 그 범주는 다른 사회복지프로그램과는 구별되는 영역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전문직으로서 사회복지 실천 방법이 발달한 미국에서는 그 초창기부터 개인의 문제와 욕구를 다룸에 있어서 개인의 생활환경으로서 가족 배경을 중요하게 간주하였다. 그러나 전통적 사회복지접근에서 가족 또한 사회 배경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 결국 초점은 개인에게 있었고, 가족기능에 대한 개입이었다고 하더라고 사회복지의 직접적인 대상은 개인이었다.

가족복지가 특별히 강조되는 시점은 사회와 국가마다 다르지만, 그 배경에는 공통점이 있다. 즉 이혼율의 상승이나 여성의 노동자 참여 확대로 인한 양육 문제 등 가족기능이 사회적 문제로 드러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미국이 최초로 가족을 공공정책의 과제로 채택한 것은 1977년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카터 대통령이 가족기능을 강화할 행정기구를 설치하겠다고 공언한 것을 꼽는다.

스웨덴이 아동 양육의 사회화를 중심으로 가족정책을 펼친 시간도 산업화에 따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확대되고 가족의 양육기능이 쇠퇴하는 등 기존의 가족기능이 변화되는 시기였다.

한국도 최근의 가족정책에 대한 정부와 사회의 관심이 높아진 배경에는 이혼율 급증이나 여성 경제활동 참여와 같은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전통적 가족구조와 역할이 변화하고 가족해체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통합적 가족정책을 수립하고 각 부처의 가족정책을 조정·지원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2005년 여성가족부를 출범시켰으며, 2004년에는 한국 가족복지의 근간이 되는 【건강가정기본법】을 제정함으로써 가족복지에 대한 국가 책임을 명확히 하였다. 2007년 남녀고용평등법을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로 변경한 것도 가정기능 지원에 방점을 둔 가족복지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국가별 시기는 다르지만, 산업화의 진전과 더불어 여성의 고학력화, 경제활동 참여와 더불어 남녀평등 의식의 확산 등으로 남성은 생산 담당, 여성은 재생산 담당이라는 역할 분화를 기조로 작동해온 가족기능에 변화가 발생하면서부터 가족복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가족복지의 가장 고전적인 정의는 1960년 미국 사회복지사협회가 발간한 사회복지연감과 1965년 사회복지 사전의 가족복지에 대한 정의로서, 가족복지 사업이란 가족생활을 보호, 강화하고, 가족 구성원의 사회 적응상의 문제를 원조하고, 사회인의 기능을 높이기 위해 행하는 일련의 서비스를 의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 사회복지사협회의 정의는 ‘가족 구성원의 사회적 기능수행을 지원한다’라는 구절에서 알 수 있듯이 가족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개인에게 초점을 두고 있다. 또한 이 정의는 ‘케이스워크’로 대표되는 사회사업 방법론으로써 가족 복지적인 대응에 머물러, 폭넓게 사회복지 정책으로서의 가족에 대응하는 종합적인 접근 자세를 논하지 못하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처럼 가족복지는 국가마다 다른 사회문화적 특성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쓰이게 된다. 사회복지가 거시적인 정책 중심으로 전개된 유럽의 경우 가족복지란 용어보다 가정정책이란 용어가 선호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